|
"세례증서와 하나님 나라 사이에서"- 자유와 책임의 긴장성 가운데 기독교인의 의미 라는 주제로 독일 밤베르크대학과 크리스챤 아카데미 주최로 베를린에서 협의회가 있었다. 이 모임은 독일교회 총감독인 볼프강 후버 박사의 65세 생신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열린 것이었다. 필자가 "해방신학적 차원에서 기독교인의 의미"라는 주제로 강연에 초대된 것은 무척 영광 스러운 일이었지만,엄청 부담스럽기도 했다. 독일의 에버하르트 융엘교수, 가톨릭 추기경 레만, 후버 박사, 각 주정부의 교회 감독등 독일 교계, 신학계의 저명한 인사들이 모인 자리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필자에게 주어진 주제 자체가 신학적으로 풀어나가기에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해방신학적 요소는 현상유지(status quo)를 위한 것과는 갈등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이어서, 오랜 동안 강연 원고를 준비하고 다듬어야 했다.
백조의 호수라는 이름이 붙여진(실제로 백조는 못만났음) 호수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자연 속의 협의회 장소는 자그마한 성처럼 보이는 저택들 주변에 위치했다. 아카데미 운동의 산실인 독일교회를 통해 한국에도 이러한 협의회 형태가 소개되었으나, 본격적으로 발전되지 못했다. 한국에서도 신학에 대한 다양한 차원에서 심도깊은 논의가 이루어지려면, 이런 장소가 우선적으로 많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그 내용과 형식은 일방적인 강연이 아니라, 그 주제에 대한 소그룹 토의가 연결되어, 그 결과물은 교계, 신학계의 흐름에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독일 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이 모임에서 지구 남반구의 문제와 기독교의 모습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조금이라도 필자가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베를린을 오고가는 수고와 시간도 기쁨으로 채울 수 있었다. |
